[스누새편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의 첫 번째 졸업 – 박건도 학생

July 1, 2022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의 첫 번째 졸업

  모든 ‘처음’은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법이죠. 지난 2020년, 공부할 공간마저 잘 정비되지 않았던 신생 기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 부푼 기대를 안고 처음 입학한 학생들은 우당탕 시행착오를 겪고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어요.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이 처음 생기는 거라 졸업하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도 모르고, 잘 안돼서 쫄딱 망하는 거 아냐? 그런 생각이 좀 들기도 하고(웃음). 체계 같은 것을 정비하느라 우왕좌왕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그런 것 아닌가 걱정을 하긴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다 기우였네요.” 수많은 정보를 분석·가공해 실생활과 산업에 유용한 기술로 만들어내는 데이터사이언스에 매력을 느낀 박건도 학생은 보험계리사로 일하던 7년간의 회사생활을 접고 석사 1기로 입학했어요.

 

“데이터사이언스가 활용되는 예를 찾자면, 사실 안 쓰이는 데가 없는 것 같아요. 분류나 예측은 거의 다 데이터사이언스죠. 간단한 예로는 스팸메일 분류가 대중적이고, 구글 번역이라든지 얼굴인식 보안, 유튜브에서 영상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도 이 분야의 도움이 컸어요.”

학부에서 수리과학을 전공하면서 수치해석, 수치선형대수 등에 재미를 느꼈는데, 데이터사이언스는 그 분야를 더욱 산업적으로 확장시킨 학문이었어요. 하지만 컴퓨터 언어 같은 공학적 소양도 필요했기에 대학원 생활이 순탄치는 않았어요.

“‘코랄’ 이라고 하는 인공지능 연산 수행을 위한 작은 컴퓨터가 따로 있어요. 이걸 쓰려면 세팅을 해야 하는데 전선을 이렇게 꽂아야 되나 저렇게 꽂아야 되나, 그런 기초적인 것부터 도전이었어요. 프로그램도 알고리즘을 어떤 식으로 학습시켜야 하는지 그런 노하우가 많이 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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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카메라로 공간을 3D로 인식해 어떤 물체가 어디 있는지 음성으로 안내하는 프로그램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들었어요.  

 

그렇게 몸으로 부딪친 첫 수업에서 건도 학생과 동료들은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했는지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기술이지만 코로나 초창기였던 당시에는 굉장히 신선한 기술이었죠.

“그때 사업화 제의도 들어오고 그랬는데 이렇게 코로나가 오래갈 줄 모르고 안 했죠. 이제 백신 나왔는데 끝난 거 아닌가? 앞으로 마스크 안 쓰고 다닐 텐데 기계들 다 애물단지 되어 버리는 거 아닌가? 그런 시나리오를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마스크를 쓰고 다니네요. 그만큼 코로나는 예측이 어려운 것 같아요.”

4학기 동안의 도전적인 수업 과제들과 구글·하이닉스 등 기업들과 협력한 여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1기 학생들은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2020년 입학한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1기 학생들도 흔히 말하는 ‘코로나 학번’이에요. 40명의 동기가 있지만 대부분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학생들 간의 상호교류가 어려워진 것은 아쉽다고 해요.

“비대면으로 수업을 하다보니 다른 전공 수업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는데, 학생들끼리의 네트워킹을 하긴 사실 어려웠어요. 저도 한 10명 정도밖에 모르고요. 졸업쯤에는 좀 정리가 돼서 졸업여행 같은 걸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말을 꺼내기 어려운 것 같아요.”

2년간의 ‘빡센’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1기 학생들은 데이터사이언스 분야에서 각자의 길을 갈 예정이에요. 건도 학생도 박사과정에 진학해서 이 분야와 헬스케어를 접목해 깊게 들여다보고 싶대요.

“병원에서 환자들의 여러 상태나 징후를 측정해서 치료와 연계한다든지, 사람들의 동작을 감지해서 교정한다든지 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대학원은 교수님들이 꼼꼼하고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시면서 창업도 굉장히 장려해서, 기회가 되면 창업에 도전할 수도 있고요.”

낭만적이고 완벽한 ‘처음’은 아니지만, 도전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데이터사이언스 1기 학생들.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이터사이언스 어벤져스가 되기를 스누새가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