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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중 기술패권 시대의 국가 전략 개편
  • 작성자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 날짜2021-04-04 08:12:30
  • 조회수141

 

2018년 8월 15일 광복절,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이 표면화되기 전 필자는 중국의 한 지방정부 행사에 초청받았다. 점심식사를 위해 청나라 말기의 개혁 정치가 이홍장의 사진이 있는 식당으로 안내를 한 주최 측 인사가 망해 가는 청나라를 구하려 노력한 그의 업적을 칭송하면서 중국이 서구 열강과 일본에 의해 유린되었던 역사를 중국인들은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들의 역사 의식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지난 11일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가 끝났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장기 발전 전략이 발표됐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서방 세계는 물론 일본, 호주, 인도 등 아시아의 가치동맹국과 연대해 대중국 첨단 과학기술 통제를 더 체계화하는 시점에 개최된 중국 양회의 키워드에 과학기술 자립과 산업 공급망 자주화가 빠질 수가 없다. 

미국은 2018년 이후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블랙리스트 기업들에 대해 반도체 칩과 장비 등 첨단 전략 분야의 기술 공급을 통제해왔을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연구비로 연구한 과학자들이 천인계획과 같은 중국 정부의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과 협력하는 것을 중국에 기술을 넘기는 스파이 행위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인재 유치 프로그램과 부상하는 중국에서의 기회를 보고 적지 않은 숫자의 미국 내 중국계 과학기술자들이 중국으로 넘어갔다. 

양회는 2035년까지 중국이 세계 최강국이 되기 위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유전자 및 바이오 기술, 임상의학 및 헬스케어, 양자컴퓨팅, 뇌 과학, 우주 심해 탐사의 7대 첨단 분야 등에 대해 연구개발비를 매년 7% 이상 늘리겠다고 했다.


문제는 지금까지 중국이 빠르게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핵심 기술 확보 수단이었던 해외 고급 인재 유치와 기술 도입이 힘들어져서 필요한 핵심 기술과 고급 인재를 자체 개발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십년마일검(十年魔一劍). 10년간 칼 한 자루를 가는 정신으로 핵심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양회에서 한 말이다. 

미국의 대중국 과학기술 봉쇄와 이에 대응하는 중국의 공격적 과학기술 자립 의지 천명은 과학기술 분야만의 문제로 볼 사안이 아니다. 지금은 빅데이터, AI, 생명과학과 같은 전략적 과학기술과 이들 분야의 인재 양성과 수급이 나라의 명운을 결정하는 시기이다. 

미·중 기술 패권 다툼이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 국민 대다수와 지도자들은 나라를 둘러싼 국제적 변화에는 상대적으로 무심한 것 같다. 역사의 큰 흐름에서 보면 제로섬 게임에 불과할 국내 정치 이슈에 함몰되어 국가적 전략의 틀을 전면적으로 개편할 시기를 놓치게 될까 걱정이 된다. 

인구 5000만의 우리나라는 중국에 앞서 빠르게 산업화에 성공했지만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모든 분야에서 앞서 갈 수 있는 규모의 나라가 아니다. 세계를 이끌어 나갈 역량을 갖춘 고급 인재들을 최대한 많이 육성해 해외로 뻗어 나가야 한다.


교육 과학기술 정책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 사일로로 쪼개진 교육 연구 체계를 개편해 문과 이과 구분 없이 누구나 원하는 분야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거의 모든 과학기술 분야에서 앞서가는 미국에 대한 산업 의존도가 높다. 미국도 반도체, 가전 등 중요한 산업 분야에서 한국 의존도가 크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근간으로 하는 한국이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미국과 협력하는 것은 상수이다. 그다음은 미·중 사이에서 우리와 같은 위치에 있는 독일, 프랑스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국가들의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와 우리 젊은이들이 함께 일할 미래 인재들의 육성에 투자해야 한다. 세계사적으로 교육이 가장 훌륭한 국제 외교이다. 

[원문링크] https://m.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3/242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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