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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 작성자gsds
  • 날짜2021-01-08 10:42:15
  • 조회수541

팬데믹 시대 혁신 이끈 주역은
실용 펀더멘털 갖춘 獨·美 대학
숫자와 제도 길들여진 우리는
규제의 관성에 갇힌 건 아닐까
대학의 담장 허물 방법 절실해

 

 

세계는 새해를 맞아 코로나19 팬데믹을 벗어나게 할 백신의 보급에 환호하고 있다. 소설 '설국'의 장면처럼 이 어두운 터널 끝에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이 새로운 세계에 먼저 도달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시작됐다. 2020년이 통제와 절제, 돈 풀기를 통해 위험을 억제하는 게임이었다면 2021년은 새로운 미래를 향한 과학과 펀더멘털의 게임이 될 것이다.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긴급 승인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모더나 백신은 생명체의 소프트웨어라고 불리는 mRNA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유형의 백신이다. 죽거나 약화된 바이러스를 활용하는 전통적 방법 대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모양 단백질 생성 방법을 담은 메신저 RNA를 인체에 주입해 세포 속에서 항체를 만들게 한다.

팬데믹은 이 기술이 세상에 나오는 시간을 단축했다. 과학과 실용의 펀더멘털이 준비된 독일과 미국이 mRNA 백신 개발의 파괴적 혁신을 이끌었다.

이 파괴적 혁신의 중심은 대학이다.

화이자와 협력해 코로나 mRNA 백신을 만든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최고경영자(CEO) 우구르 사힌 박사는 구텐베르크 마인츠 의과대학 교수다. 그의 아내 외즐렘 튀레지 박사와 함께 mRNA 기반 정밀 암 치료법을 연구개발하기 위해 2008년 창업했다. 2001년 창업해 2016년 일본 제약회사에 매각한 회사에 이어 두 번째다. 제네릭 제약회사를 창업해 노바티스에 매각한 경험을 가진 슈트륑만 형제가 부부의 첫 회사에 이어 바이오엔테크에도 창업 자금을 대고 1대 주주가 됐다.

2013년 무명의 바이오엔테크는 1990년부터 펜실베이니아대에서 mRNA 치료법을 연구해온 헝가리계 커털린 커리코 교수가 대학에서 어려움을 겪자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커리코 박사는 mRNA 백신 개발의 근본이 된 연구 결과를 같은 대학의 드루 와이스먼 교수와 2005년 발표하고 특허를 낸 인물이다.

하버드대·MIT 동료들과 함께 2010년 모더나의 창업을 주도한 데릭 로시 하버드대 교수는 스탠퍼드대 포스트닥 시절에 커리코 박사의 논문 가치를 알아봤다. 모더나 외에도 여러 생명과학 스타트업을 창업한 로시 교수는 커리코 박사가 노벨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모더나 창업을 지원했던 플래그십 벤처캐피털의 누바 아페얀 회장은 MIT 화학생명공학 박사다. 모더나 이전에도 여러 회사를 창업했다. 로시 교수와 공동 창업한 티머시 스프링어 하버드대 교수, 로버트 랭어 MIT 교수의 재산은 각각 17억달러, 13억달러에 이른다. 로시, 스프링어, 랭어 교수 모두 연구와 창업을 반복한 혁신가들이다.

독일과 미국의 대학 연구가 팬데믹 와중에 mRNA 기반 면역치료의 새로운 세상을 연 것은 정부 재정 지원만으로 된 것이 아니다.

사회에 유의미한 임팩트를 내고자 위험을 무릅쓰고 연구와 창업을 반복하는 열정적 대학 연구자들과 이들이 실용화에 성공할 수 있게 10년 이상 재정 지원과 자문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민간 혁신가들, 무엇보다도 이들의 협업을 규제하지 않는 제도와 관행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나라의 미래를 이끌 대학 혁신 관점에서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산업화 유산인 패스트 팔로어 사고와 제도에 길들여진 정부와 대학은 실질적 임팩트보다 모든 것을 숫자로 세는 형식주의에 빠져 있다. 선출된 대학 행정 책임자들은 가치 판단의 책임이 수반되는 자율적 제도보다 모두에게 균등 적용되는 촘촘한 규제의 관성을 방치한다.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한 답은 대학과 현실 세계의 경계를 적극적으로 허무는 것이다. 공적 지배구조와 공적 재원만으로 한계가 있다. 우리도 민간의 성공한 혁신가들이 나라의 앞날을 위해 대학 혁신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장

[기사링크: https://m.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1/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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